사주배우기

제8강. 용신(用神)

신정新井 2022. 6. 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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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강. 용신(用神)]

용신(用神)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아마 사주에 조금 관심이 있었던 분들은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용신이라는 것이 고전 명리학에서 정말 중요한 개념으로 쓰이고 어떻게 보면 사주명리학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용신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도 많이 존재합니다만, 지금 사주는 처음 접하는 단계에서는 일단 용신이란 무엇인지 공부를 해 보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추후에 학습자의 실력이 많이 올라온 뒤에 스스로 결정하면 될 것 같습니다.

 

용신에서 용자는 쓸 용(用)자로, 쉽게 말해서 써먹을 수 있는 글자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모든 원국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중화에 가까운 원국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백 퍼센트 완벽하게 음양오행이 조화를 이룬 명식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신약한 원국은 인비(印比)의 글자들이 더해져야 좋고, 반대로 신강한 원국은 식재관(食財官)의 글자들이 더해져야 조화를 이룰 것입니다. 바로 이렇게 내 원국에서 필요한 글자를 용신이라고 합니다.

 

 

그림을 보면서 용신에 대해서 조금 이해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용신을 잡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학파마다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보자 분들이 바로 이 용신을 공부하면서 많은 혼란을 느끼곤 합니다. 또한 "왜 보는 사람마다 용신을 다르게 얘기해줘? 사주 이거 다 뻥이네." 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이 보았을겁니다. 아무튼 위의 예를 다시 보면 화(火)가 굉장히 많은 원국입니다. 그렇다면 저 불길을 잡기 위해서 물을 부어야겠다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수(水)를 용신으로 잡아야 하는데 원국에 보면 수(水)의 글자들이 없죠? 보통 용신은 지장간을 포함해서 원국 안에 있는 글자로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원국에 없어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장간을 살펴보면 축토에 계수가 있습니다. 이를 보통 축중계수(丑中癸水)라고 표현합니다. 그럼 저 계수를 용신으로 잡아서 불을 꺼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토록 화기(火氣)가 강한 사주에다가 물 한컵 정도 붇는다고 해서 불이 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길이 더 미쳐 날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화기를 살살 진정시키면서 힘을 설기(洩氣)시켜 줘야합니다. 그러므로 식신인 일지 축토를 용신으로 잡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또한 종격(從格)이라고 하여 오히려 화(火)를 용신으로 잡는 시각도 있을 수 있습니다. 헷갈리시죠?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해가지 않으시더라도 크게 상관 없습니다. 지금 이 강의는 초보들을 위한 강의입니다. 사주명리학의 기본 골조를 잡아드리는 강의이기 때문에 "아, 이런 것이 있구나"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용신을 잡는 것은 초보자분들이 잠깐 배워서 탁탁 잡아내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 주세요. 어쨌든 용신을 잡는다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그럼 그 용신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냐가 궁금하실겁니다. 보통 용신 만능주의에 빠져 계시는 분들은 용신을 잡아서 그 용신 하나로 인생 전체를 풀이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용신의 글자가 수(水)라고 하면, 그 사람 인생에는 수(水)가 필요한 인생이기 때문에 직업도 수의 속성과 관련된 직업을 해야 하고, 배우자도 수기(水氣)가 많은 배우자를 만나야 하고, 그 사람 원국에서 수(水)에 해당하는 육친과 친하게 지내야 하고, 평소에 물을 가까이 해야 하고, 물장사 하면 좋다는 식으로 그 수(水)라는 오행 하나로 모든 것을 다 풀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수가 필요한 사주의 사람은 위에 제가 열거한 것들이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용신 하나에 집착하게 되면 위험하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원국에 있는 기운들을 어떻게 운용하면서 살아야 할지를 함께 고민해야지 "당신은 예술을 좋아하고, 예술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하지만 금(金)이 용신이기 때문에 군인이나 회계사 이런직업을 해야 됩니다."라고 단정지어버린다면 굉장히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더 알아야 할 것이 희신(喜神)입니다. 희신의 희자는 기쁠 희(喜)자를 씁니다. 좋은 것이라는 예감이 드시죠? 희신은 용신을 돕는 글자입니다. 예를들어 용신이 수(水)라고 하면 수를 생하는 금(金)이 희신이 되는것입니다. 하지만 신약한 사주에서 인성이 용신이면 인성을 돕는 관이 희신이 되야 되는데, 신약한 사주에서 관이 희신이 될 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비겁이 희신이 됩니다. 이 설명이 헷갈리시면 그냥 넘어가셔도 됩니다. 그냥 희신은 용신을 돕는 글자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다음은 기신(忌神)과 구신(仇神)입니다. 기신의 기자는 꺼릴 기(忌)자이고, 구신의 구자는 원수 구(仇)자입니다. 벌써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죠? 기신은 용신을 극하는 글자입니다. 예를들어서 수(水)가 용신인 사람이라면 기신은 토(土)가 되는 것입니다. 구신은 기신을 생해주는 글자입니다. 기신이 토라고 한다면 구신은 토를 생해주는 화(火)가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신(閑神)이 있습니다. 용신, 희신, 기신, 구신, 이렇게 네가지를 정하고 나면 한가지가 남지 않습니까? 한가한 한(閑)자를 써서 한신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신은 보통 기신을 극하는 오행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다섯가지를 합쳐서 희용기구한(喜用忌仇恨)이라고 부르니 알아두시면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용신을 잡은 것은 신강하냐 신약하냐를 봐서 신강한 사람은 일간의 기운을 빼는 쪽으로, 신약한 사람은 일간의 기운을 북돋는 쪽으로 용신을 잡는 억부용신(抑扶用神)입니다. 신강한 사주는 누르고(抑), 신약한 사주는 북돋아주는(扶) 방법입니다. 하지만 억부용신 외에도 조후용신(調候用神)도 있을 수 있습니다. 조후용신은 우리가 전 강의에서 봤던 조후를 기준으로 용신을 삼는 경우인데, 어떻게 하면 날씨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입니다. 기본적인 밑바탕은 뜨거운 사주는 차갑게 해주고, 차가운 사주는 뜨겁게 해준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조후용신에 관련한 말들 중 유명한 말을 예로 들어드리겠습니다. 탈태요화(脫胎要火)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막 봄이 시작할 때의 갑목은 화(火)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나무가 껍질을 벗고 잘 자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3월 초에 태어난 갑목일간의 경우에는 화(火)를 굉장히 반긴다는 말이 됩니다. 그런데 만약에 3월 초에 태어난 갑목일간인데 주변이 온통 씨뻘겋게 화(火)로 뒤덮힌 사주라고 한다면 좋지 않을겁니다. 항상 명리학을 공부하실 때는 조화와 균형을 염두에 두시고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또 한가지 더 자주 쓰이는 용어는 금수상관희견관(金水傷官喜見官)이라는 말입니다. 겨울에 태어난 금(金)은 관성을 보기를 반긴다는 말입니다. 즉, 금에게 관성은 화(火)입니다. 다시 풀어서 설명하자면 겨울에 태어난 금일간은 화(火)를 봐야 좋다는 말입니다. 그럼 겨울에 태어난 금일간의 사주를 딱 보고 "아, 금수상관희견관이라고 했으니까 이사람은 화(火)가 용신!"이라고 단정해버리면 곤란하다는 말입니다. 물론 그렇게 될 가능성이야 크겠지만 주변의 상황을 잘 살펴보고 용신을 정해야합니다. 이렇게 조후를 보고 용신을 정하게 되면 조후용신이라고 하는데, 조후용신과 억부용신이 다른 경우도 있지만 같은 경우가 상당부분입니다. 조후와 억부는 어떻게 보면 맥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고립용신(孤立用神) 혹은 건강용신(建康用神)입니다. 저 위의 명식 그림을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연지의 유금이 굉장히 고립되어 보이지 않나요? 주변 화에게 둘러 쌓여서 외롭게 공격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저 유금이라는 글자에 해당하는 건강에 매우 취약할 수 있습니다. 즉, 글자가 고립되면 그 오행에 대한 건강문제가 나타나기 쉽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금(金)에 해당하는 오장육부는 폐와 대장이므로, 저 사람은 폐관련 질환, 예를들면 호흡기 계통의 질병이 발생하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비염이라던지 말이죠. 이럴 때는 또 용신을 금(金)으로 잡아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일단은 건강해야한다는 관점으로 보면 고립용신이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을겁니다. 다음은 오행별 오장육부를 정리해 놓은 것이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목(木) - 간, 담

화(火) - 심장, 소장

토(土) - 비장, 위장

금(金) - 폐, 대장

수(水) - 신장, 방광

 

자, 이렇게 용신에 대해서 공부해 봤습니다. 굉장히 머리가 혼란스러워지셨을까봐 걱정입니다. "도대체 뭘 용신으로 잡으란 소리야?" 라고 생각하고 계신분들도 계실테고,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은 명리학을 수학처럼 생각하고 계신건 아닌지 질문드립니다. 명리학을 공부하게 되면 한 사람의 인생을 A부터 Z까지 어떻게 펼쳐질것인지 공식에 대입하면 답이 딱 나와야한다고 생각하고 계신건 아닌지 말입니다. 어디 인간의 인생이 그렇게 간단한가요? 인간의 삶을 공부하면서 그런생각을 가지고 계시다면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명리를 공부하는 이유는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도움을 받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갈림길에 있을 때, 혹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명리는 좋은 지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리학을 단순히 과거에 일어난 일을 때려맞추고 미래에 일어날일을 예언하는 학문으로 접근하면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그 어떤 과학기술도 한 사람의 인생에서 미래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명리학만큼의 단서를 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과학기술에 대해서는 누구도 비난하지 않지만 명리학에서는 한가지 빗나가게 되면 미신잡설 소리를 듣게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마음이 많이 힘든 A라는 사람이 정신과의 심리상담가를 찾아가서는 왜 내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못맞추냐고 비난하지 않습니다만 역술인을 찾아가게 되면 미래가 어떻게 될지 쪽집게처럼 맞춰내기를 희망합니다. 물론 사주를 숙명이라고 믿고, 모든 사람의 인생은 결국 태어나면서 다 정해져있다고 생각하고 공부하시는 분들도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그것이 바로 명리학이 마법(魔法)이나 예언술(豫言術)이 아니라 동양철학(東洋哲學)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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