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문둔갑배우기

제1강. 기문둔갑(奇門遁甲)이란?

신정新井 2022. 7. 1.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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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를 위한 기문둔갑 강의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단, 여기서 알아두셔야 될 것은 초보를 위한 강의이긴 한데, 사주명리학의 기본이 전혀 안되있는 분은 읽어도 이해가 힘듭니다. 기본적으로 사주명리학에서 쓰는 천간이나 지지의 의미나, 합충의 개념 등이 어느정도 숙지가 되어 있어야 이해를 할 수가 있다는 점 먼저 말씀드립니다. 만약 동양학의 기초가 전혀 없는 분이시면 '초보 사주팔자 배우기'에서 제가 쓴 글들을 통해서 어느정도 기초를 하시고 나중에 추후에 공부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

 

동양학에서 인간의 운명을 보는 가장 대표적인 학문은 사주명리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주명리학 외에도 인간의 운명을 분석하는 다양한 학문이 존재합니다. 기문둔갑도 그 중에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로부터 신묘삼수 기을임(神妙三數 奇乙壬)중의 하나를 모르는 자와는 동양학을 논하지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기을임(奇乙壬)이라고 하는 것은 기문둔갑(奇門遁甲), 태을(太乙), 육임(六壬)을 뜻합니다. 들어본 적이 있으신 분도 계실테고 처음 듣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기문둔갑은 과거 선조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학문이었던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만 현대로 와서는 사주명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 비해서 너무 소수의 사람들이 취급하는 학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기문둔갑의 위상이 지금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기문둔갑은 '제왕의 학문'으로 군왕들이 매우 귀하게 여겨 민간에는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 정도로 국가적으로 중요한 학문으로서 활용을 했습니다. 삼국지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제갈량이 기문둔갑을 쓰는 것을 보셨을겁니다. 군대를 가지고 진을 칠 때 기문둔갑의 원리를 사용해서 진을 치는 장면이 자주 나오죠. 제갈량은 기문둔갑을 병법에 이용하여 큰 성과를 얻었습니다. 그가 쓴 기문둔갑대전(奇門遁甲大全)이라는 책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제갈량 외에도 악비(岳飛)나 적천수를 저술했다고 알려지는 유백온(劉伯溫) 등도 기문둔갑을 잘 이용했습니다.

 

기문둔갑이란 이름은 천간의 乙丙丁을 삼기(三奇)라고 하는데 거기서 기(奇)를 따오고, 뒤에 배우게 되겠지만 팔문(八門)에서 문(門)을 따오고, 둔갑(遁甲)이란 甲이 숨는다는 뜻인데 甲은 육의(六儀)인 戊己庚辛壬癸에 숨어 있으면서 육의를 팔문에 배열하므로 둔갑(遁甲)이라 합니다. 지금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실겁니다. 아마 강의를 다 듣고나시면 알게 되실겁니다. 어차피 이건 이름의 원리를 설명한 것이기 때문에 일단은 그냥 저런거구나 생각하고 넘어가시면 됩니다.

 

기문둔갑의 기원은 몇가지 설이 있는데, 자부선생(紫府先生)에 의해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설이 가장 보편적으로 널리 퍼진 설입니다. 황제 헌원(軒轅)에 의해서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는데 헌원도 치우 천왕과 전쟁을 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동쪽으로 가서 자부선생을 만나 비법을 전수받아서 자부비문(紫府秘文)이라는 것을 썼다는 설입니다. 두가지 설 모두 결국은 자부선생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헌원이 동방으로 가서 자부선생을 만났다는 것을 보고 자부선생이 사실 한국인이라고 하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정확히 증거로서 기록이 남아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에도 기문둔갑을 사용했던 위인들 중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을만한 인물들을 보면, 고구려 고국천왕 때의 국사(國師)인 을파소(乙巴素), 조선의 개국공신인 정도전, 조선시대의 학자인 이율곡, 화담(花潭) 서경덕, 토정비결을 쓴 토정(土亭) 이지함 선생 등이 기문둔갑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나 서경덕과 이지함 선생은 기문둔갑에 많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기문학을 담정학(潭亭學:화담의 潭, 토정의 亭)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서경덕은 일가팔문(日家八門) 부법의 시조로 대우받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일가팔문을 화기팔문(花奇八門)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기문둔갑을 통해서 크게 평생국(平生局)과 신수국(身數局)을 보게 되는데, 평생국은 말 그대로 그 사람의 인생을 전반적으로 보는 것을 의미하고, 신수국은 매년 마다의 운을 보는 것입니다. 기문둔갑의 매력은 이 신수국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매년마다 어떤 사건들이 일어날지를 예측하는데 있어서 잘 써먹을 수 있는 것이 기문둔갑입니다. 사주를 통해 어떤 사건이 일어날 것 같아 보이는데, 기문국을 펴봤을 때도 그게 일치한다고 하면 거의 틀림없이 맞아 떨어짐을 경험을 통해서 많이 느낍니다. 기문둔갑은 시중에서 배울 수 있는 책도 그리 많지는 않고 진입장벽이 사주에 비해서 높은 학문이다 보니 초학자분들이 어려움을 많이 느끼십니다. 제 강의를 보고 기문둔갑에 능통하게 되지는 않겠지만 발은 조금 쉽게 담글 수 있도록 도와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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